본문 바로가기

독서/서평&줄거리

올빼미의 성 - 시바 료타로

올빼미의 성 - 시바 료타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언제 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일본영화 올빼미의 성 종반부가 스쳐지나갔다. 화려하게 꾸며진 공간을 닌자가 침입하는 씬이다. 그리고 끝내 히데요시와 대면하는 장면, 이 장면은 매우 뚜렷하게 내 머리 속 기억에 남아있다. 꿈과 같은 장면으로 머리에 이미지가 딱 박혀있다. 책과 영화의 이미지는 거의 일치한다. 숨막히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분위기는 소설이나 영화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대중성 말고도 비정상적으로만 보이는 닌자라는 인간의 삶을 통해 오히려 정상인이 더 비정상적일 수도 있다는 철학을 드러낸다.  이마이 소큐에 사주를 받고 움직이는 주인공 주조 그를 막는 이가 닌자를 떠나 세상의 무사의 명예와 부를 원하는 옛 동료 고헤이 이 둘은 확연하게 대비된다. 고헤이는 자신의 욕심에 충실하며 그러기위해서 여러가지 술수를 쓰다가 그것이 자기 발목을 잡아 죽음에 이르게 되고 주조는 히데요시 암살을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이며 여러가지 현실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있으며 그런 모습들이 자신을 지켰다. 닌자라는 변화무쌍한 즉 아무에게도 복종하지않고 고용인의 일에만 복종하면서 위험을 느끼면 허위의식을 버리고 도망친다거나 굴욕을 당한다거나 그런 모습들 책에서 고헤이는 불량배들에게 농락을 당하는데 이것을 참지 못하고 싸우게된다, 그는 이 상황에서 닌자였다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기위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 오직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닌자와 무사의 차이다. 닌자가 비겁한거 같기도 하지만 무사는 어찌보면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아집에 가득차 자신을 망친다. 하지만 닌자는 일을 끝까지 완수하려 자기 자신을 완전히 버려버린다. 닌자는 어떤 사적인 감정을 버려야한다. 출세욕, 사랑, 슬픔, 기쁨, 아픔 인간이 느끼는 감정을 느껴서는 안된다. 느끼게되는 순간 닌자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닌자는 임무를 완수하기위해 냉혹해야 하며 어떤 것에도 흔들려서는 안된다.  흔들리게 되는 순간 임무를 완수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어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가 있다. 이가 닌자가 모순적인건 한 주인을 섬기지 않으며 언제라도 적편에 고용되어 예전의 자기편이였던 자에게 칼을 들이댈수가 있다. 하지만 맡은 일에 대해서는 배신을 하지 않는다. 즉 개인에겐 충성은 하지 않되 맡은 임무에 대해서는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매우 모순적이다.
 
  닌자의 삶은 정상인이 보기에 매우 억제되고 비정상적인 삶으로 비추어 질 것이다. 허나 어찌보면 무분별한 욕망에 사는 정상인을 보며 닌자가 비웃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