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론 발달에 대한 구조주의의 관점 ― 충돌역학의 사례분석을 중심으로 ―
과학이론 발달에 대한 구조주의의 관점 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속도 v가 특정 과학이론에 의해 결정될 이유는 없다. 여기서 과학이론이란 구조주의의 모델이론에 의해 표현될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 고전역학에선 물체와 운동이 구별되기 때문에, 운동과 관계된 속도 개념이 물체의 질량을 결정하는 이론적 요소에 좌우될 이유가 없다. 어떤 개념이 이론적인가는 시대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속도의 측정은 고전역학의 틀에선 협약 및 관측기구에 좌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구조주의자들은 고전 충돌역학의 개념틀을 형성하는 입자와 시간개념 또한 이론적 개념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들의 기본 아이디어에 의하면, 이론적 개념은 법칙에 좌우된다. 고전 충돌역학의 입자와 시간개념이 반드시 운동량 보존법칙만을 전제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 개념들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를 고려해보자. x'들을 원소로 갖는 ‘부분 잠재모델’(partial potential model) Mpp는 당연히 Mp와 M을 부분집합으로 갖는다 : , x∈M(CCM) 와 x'= 에 동시에 나타날 때 m(P)=m'(P)인 경우, 그러한 x와 x'를 원소로 갖는 X들의 집합 C는 위의 조건 (1)-(3)을 만족한다.
― 충돌역학의 사례분석을 중심으로 ―
이 상 하*고대
요 약 문
쿤 이후 수페스와 스태그뮬러에 의해 제안된 과학이론 발달에 대한 구조주의의 관점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 받아왔다. 그 이유는 구조주의가 실제 과거 이론과 현재 이론 사이의 방법론적 연결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는 쿤에 의해 제기된 통약 불가능성의 문제를 단순히 지시의 문제로 다루었던 것과 다르다. 이 글에서 사례분석을 무시한 종래 스니드의 관점이 아니라 좀 더 구체화된 구조주의 이론을 충돌역학의 사례분석을 통해 살펴볼 것이다. 그 다음 왜 구조주의의 관점이 쿤의 관점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없는가를 지적할 것이다. 따라서 과학이론 발달이 세계관의 변화를 수반할 때 어떻게 과거 이론과 현재 이론을 개념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가 라는 문제는 전혀 풀리지 않았음을 지적할 것이다.
※ 주요어 : 구조주의, 방법론, 과학과 철학, 모델, 충돌역학
§1. 쿤의 통약 불가능성의 논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 거리가 된다. 첫째 지시체의 고정 및 확인이 이론에 종속되지 때문에, 하나의 이론적 대상에 대한 서로 상이한 해석은 불가능하다. 그 결과 고전역학의 질량개념과 특수 상대성이론이 함축하는 질량개념이 물체의 동일한 어떤 성질을 지시한다는 보장이 없다. 둘째 지시체 고정의 문제 이외에 과거의 어떤 과학이론과 과학혁명이 수반하게 되는 새로운 이론 사이를 연결해주는 어떠한 개념적 장치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전혀 서로 다른 이론의 통합(integration)이란 불가능하다.
첫째 문제는 극단적인 외재주의로 분류되는 인과적 지시이론에 의해 강한 도전을 받았지만, 이 지시이론 자체 또한 많이 비판되었다. 첫째 문제는 대상과 개념의 관계에 대한 외재주의와 내재주의의 극단적인 양분을 초래한 하나의 원인으로 파악될 수 있다. 그러한 두 관점의 극단적인 양분을 해결할 대안을 우리는 아직 갖고있지 못하는 듯하다. 나 자신 또한 구체적인 대안을 여기서 보여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대안을 건설하는 작업이란 “과학이론 발달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특정 주제를 뛰어넘는 반면에, 나는 여기서 바로 그 주제에 충실히 머물고자하기 때문이다.
둘째 문제와 관련해 쿤의 관점에 대한 대안으로서 구조주의(structuralist program)의 관점이 적어도 지난 20여년 동안 체계적으로 발달하였다. 구조주의의 관점의 기본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하다. 쿤의 정상과학에 대응될 수 있는 이론은 집합론에 근거한 모델이론의 ‘구조체’(structure)라는 것에 의해 수학적으로 표현가능하고, 특정 이론들은 특정 법칙에 의해 하나의 이론망을 형성하며, 이론망들은 역사적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하나의 거대망(holon)을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구조주의자들 또한 ‘이론에 대한 사실의 중립성’의 논제에 근거한 지식확장의 관점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들은 모든 과학이론의 개념틀이란 극단적으로 변할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견해에 동의하는 가운데, 더 나가서 과학이론들이 서로 연결되는 논리적 장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2. 구조주의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이 지나치게 수학적인 까닭에 그들의 원래 관점이 파악되기 힘들다. 따라서 구조주의의 관점이 적용되는 이론들 중에서 가장 간단한 것을 고를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세 입자도 아닌 두 입자의 충돌현상이다. 세 입자의 충돌현상만 하더라도 라플라스의 통계적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두 입자의 충돌역학에 관한 사례분석이 과학이론 발달에 대한 구조주의 관점의 이해를 쉽게 할 것으로 기대하며, 또 한편 그러한 분석은 구조주의와 관련될 문제점을 명확히 보여줄 것이다. 이를 보이기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
1. 모델이론(theory of model)에서 말하는 구조체란 개념을 바탕으로 두 물체의 충돌현상과 관련된 개념틀과 법칙이 각각 어떠한 식으로 ‘잠재모델’(potential model)과 ‘실재모델’(actual model)로 표현되는지 살펴본다.
2. 구조주의자들이 말하는 이론이란 ‘이론핵’(theory-core)과 ‘의도된 적용’ (intended applications)으로 구성된 구조체임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이론적 개념이 구조주의에서 어떻게 정의되는지 알아본다.
3. 특정 이론들은 이론망을 구성하는데, 법칙과 세계관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좁은 의미의 이론망의 실례로서 고전 충돌역학(classical collision mechanics)과 탄성체 및 비탄성체의 충돌역학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것이다.
4. 이론의 역사적인 진화와 관련된 좀 더 포괄적인 넓은 의미의 이론망을 구조주의자들은 이론진화(theory-evolution)라고 부른다. 이러한 경우 근본적이라고 믿어졌던 자연법칙 및 세계관의 변화가 수반되는데, 고전 충돌역학과 특수 상대성이론에 있어서 충돌현상, 즉 상대론적 충돌역학(relativistic collision mechanics)이 어떠한 식으로 연결되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5. 구조주의의 이론진화 개념과 쿤의 과학혁명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비교하고, 쿤의 관점을 거부하더라도 구조주의 역시 대안으로서 충분하지 못함을 논할 것이다. 그 결과 과거 이론과 현재 이론을 연결시킬 수 있는 개념적 장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그대로 남게된다.
구조체, 충돌현상의 개념틀과 법칙
§3. 구조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수학의 모델이론의 구조체가 무엇인지를 자세히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 아니다. 수학에서 구조체란 특정 이론, 실례로 정수론의 모든 개념을 집합을 빌려 표현하고, 그러한 표현과 이론의 개념 혹은 함수 및 공리를 만족하는 집합으로 구성된다. 단지 더하기 함수만을 갖는 단순한 이론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 함수와 관련된 공리를 만족하는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 혹은 유리수의 집합 등이 될 것이다. 그러한 모델로서 자연수의 집합 N을 택한 경우,
근본적으로 두 입자의 충돌현상에만 국한된 고전 충돌현상을 모델이론에 의해 표현하기 위해 선결되어야할 점은 기본개념인 입자, 시간, 속도 및 질량의 집합론적 표현이다. 그러한 표현에서 과연 입자 혹은 시간은 무엇인가를 물을 필요는 없다. 그러한 물음은 좀 더 철학적으로 깊은 것이고, 입자 혹은 시간의 개념이 반드시 선험적(a priori)인 것도 아니다. 입자란 이미 주어진 것으로 혹은 형식주의(formalism)의 ‘원초적 용어’(primitive terms)에 대응하는 것으로 일단 구조주의자들은 간주한다. 마찬가지로
이제 입자의 한 집합 P가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자. 충돌을 위해선 최소한 두개의 입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충돌현상의 기본법칙인 운동량보존의 법칙이 정지상태의 단 하나의 입자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P를 공집합(∅)이 아니면서 유한개의 입자로 구성된 것으로 가정한다.
고전역학의 세계에선 시간이란 공간과 무관하게 먼저 주어진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시간이란 연속적인 실수의 집합으로 주어진 것으로 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두 물체의 충돌현상에 관해 그렇게 가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 충돌전과 충돌 후만이 고려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임의의 두 시간점 t1과 t2로 구성된 집합 T에 의해 표현된다. 물론 충돌에 있어서 입자의 경로 또한 중요한 문제이지만, 두 입자에 국한된 고전충돌역학에선 그러한 경로의 문제는 무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개념을 도입할 필요는 없다.
고전 충돌역학의 개념틀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질량과 속도 개념이다. 이 개념들은 보통 ‘수량화 개념’(metric concepts)으로 분류된다. 그러한 개념의 명백한 사용은 단지 특정 수에 의해 표현될 수 있는 측정 혹은 측정과 관련된 협약(conventions)이 동반될 때만 가능하다. 수량화 개념은 일반적으로 함수로 표현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고전 충돌역학에서 질량은 입자 집합에서 실수 집합으로의 함수로 취급될 수 있다(m: P → ℝ, m: 질량, ℝ: 실수 집합). 모델이론의 엄격한 의미에선 m은 P×ℝ의 부분집합으로 표현되지만, 편의상 함수로 대신 나타낸다. 유사한 분석에 의해 속도는 "v: P×T → ℝ3"란 함수로 표현된다. 여기서 ℝ3은 속도가 벡터량임을 함축한다. 수학적으로 한 벡터량이란 3차원의 좌표계 상의 한 점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4. 두 물체와 관련된 고전충돌역학을 CCM으로 축약해 표기하면, 언급된 입자, 시간, 질량 그리고 속도 개념을 만족하는 모델로서 구조체는 CCM의 기본적인 개념틀(conceptual framework)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조주의에서 어떤 개념틀이란 명확한 법칙이 배제된 이론의 상태 혹은 전 이론(pre-theoretical)의 단계를 뜻한다. 모델이론과 관련하여 한 이론의 개념틀은 ‘잠재모델’(potential model)이라는 용어로 사용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CCM의 기본 개념들을 충족하는 구조체들의 집합 Mp(CCM)이다:
Mp(CCM) : 한 구조체 x는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P, T, v 그리고 m이 있을 때 CCM의 한 잠재모델이다(x∈Mp(CCM)):
(1) x=
(2) P는 공집합이 아닌 유한 집합
(3) T={t1,t2}
(4) v: P×T → ℝ3
(5) m: P → ℝ
잠재모델이라는 용어의 ‘잠재’란 표현이 암시하듯이, Mp(CCM)은 아직 과학의 이론으로서 취급되긴 힘들다. 그 잠재모델에 속하는 구조체들 중 어떤 것들은 특정 법칙, 실례로 고전 충돌역학의 경우 운동량 보존법칙을 만족할 것이다. 고전역학의 개념틀에 모순되지 않는 운동법칙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음은 당연하다. 그 중 어떤 것이 선택되는가는 결코 논리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충돌현상에서 입자의 경로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한에서, 힘의 전파 문제까지 따질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하나의 자연법칙, 곧 운동량의 보존법칙만이 고려의 대상이 될 것이다. 고전 충돌역학의 개념틀을 구성하는 조건 (1)-(5) 이외에 운동량 보존법칙을 만족하는 구조체로 구성된 집합을 ‘실재모델’(actual model)이라하며, M(CCM)으로 표기하자:
M(CCM) : 한 구조체 x는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P, T, v 그리고 m이 있을 때 CCM의 한 실재모델이다(x∈M(CCM)) :
(1) x=
(2) x∈Mp(CCM)
(3) 주어진 입자 P∈P에 대해, ∑m(P)v(P,t1)=∑m(P)v(P,t2)
(3)은 입자의 충돌 전 운동량과 충돌 후 운동량이 같음을 나타낸다. 지금 상황에서 한 과학이론이 어떤 이론인가를 묻는다면, 그 대답으로서 이론은 그것의 개념틀과 법칙에 의해 확인된다. 다시 말해 이론은 잠재모델과 실재모델에 의해 그것의 동일성(identity)을 확보한다. 그러나 구조주의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론은 이론핵(theory-core)과 의도된 적용들(intended applications)로 구성되는데, 그 이론핵 자체도 잠재모델과 실재모델 이외에 다른 요소들을 갖기 때문이다.
이론핵, 의도된 적용들 그리고 이론의 동일성
§5. 한 과학이론의 동일성은 그것이 무엇에 관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 적어도 세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관측 및 실험으로 대표되는 경험적 요소가 완전히 이론의 개념틀(Mp)과 법칙(M)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 둘째 그 둘이 전혀 관계가 없는 경우 그리고 셋째 그 둘의 상호작용을 인정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둘째 관점은 과학지식의 축척에 필수적이라고 여겨졌던 전통적인 ‘이론에 대한 사실의 중립성’이란 논제가 강한 도전을 받은 지금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쿤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의 패러다임이 법칙과 같은 이론 이외에 과학자 집단이 인정하는 실험장치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그가 셋째 경우를 택할 것같이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낙관하기 힘들다. 자연에 어떤 사실들이 있고 그 사실들의 성질과 관계는 패러다임이라는 안경에 의해 결정되는 한에서, 명백하게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개념틀과 법칙이 있는 경우, 경험적 요소는 이론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아야한다.
구조주의자들은 어떤 과학이론이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근본적으로 이론적 요소와 경험적 요소의 상호작용을 전제한다고 본다. 구조주의에서 이론적 요소는 이론핵 K로 표현되며, 잠재모델 Mp와 실재모델 M과 부분 잠재모델 Mpp및 제한조건 C와 다른 이론과의 연결체 L로 구성된다. 그리고 경험적 요소는 의도된 적용들 I로 표현되는데, 여기서 의도되었다는 점은 실험 등이 사전 혹은 배경지식(background knowledge)을 요구함을 전제하는 것이지 결코 이론이 있어야만 실험이 가능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쿤의 패러다임이 그러한 사전지식을 포함할 수 있기에, 기존 이론을 위협하는 결정적 실험의 성격문제는 쿤과 구조주의자 둘 다에게 약점으로 간주될 수 있다. 구조주의자들은 아마도 그들의 관심이 과학이론이 진화상 어떻게 연결망을 형성하는가를 보여주는 방법론(methodology)에 있기 때문에 실험의 성격규명 문제에 중립적이라는 태도를 취할 것이다. 그렇기에 결정적 실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그들의 관점으로부터 뒤따라 나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태도에 만족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과학철학의 논쟁에서 불분명하게 다루어졌던 ‘이론적 개념’ 혹은 ‘이론성’(theoreticity)의 뜻을 의미론적(semantical)으로 분명히 했고, 경험적 요소로서 실험이 이론에 종속된 것이 아님을 보였다고 믿는다.
§6. 구조주의 관점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이론성에 대한 형식적(formal)인 정의를 손 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것의 기본 아이디어를 파악하고 고전충돌역학의 질량 개념에 적용해보자. 고전역학의 잠재모델에 속하는 하나의 구조체 x=
질량은 어떠한가를 따지기 전에 x에서 질량 m항을 뺀 x'=
Mpp
M
Mp
위의 도표가 말해 주듯이 이론화 과정이란 모든 가능한 사례들로부터 관심 혹은 법칙에 맞는 것들을 추출해나가는 과정이다. 경험적 요소가 반드시 이론을 구성하는 개념틀을 표현하는 잠재모델 에 속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실험 및 관측이 반드시 이론에 종속될 필요가 없음을 함축한다. 의도된 적용들 I는 이론의 개념틀 Mp가 아니라 부분 잠재모델인 Mpp에 속하며, 결코 완전히 논리적 혹은 형식적으로 취급될 수 없다 :
I⊆Mpp, I≠∅
반면에 질량은 고전역학에서 경험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무게만이 경험될 뿐. 무게로부터 질량을 도출해내는 과정은 이론적인 것으로 취급된다. 질량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장치 또한 특정 이론을 전제한다. 대표적인 실례가 용수철에 물체를 매달고 평형 점을 찾아 질량을 이끌어 내는 방법인데, 후크(Hooke)의 법칙과 뉴튼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전제된다. 고전 충돌역학에서는 운동량 보존법칙에 따라 충돌 전과 후의 속도 비례로서 두 물체의 질량 비례가 얻어진다. 두 입자 P와 P'를 고려하면, 운동량 보존법칙 “m(P)v(P,t1)+m(P')v(P',t1)=m(P)v(P,t2)+m(P')v(P',t2)”에 의해 다음의 등식이 성립한다 :
m(P')/m(P)=[v(P,t2)-v(P,t1)]/[v(P',t2)-v(P',t1)]
충돌 전과 후의 속도가 다르다는 전제, 곧 “v(P,t2)-v(P,t1)≠0”의 조건 아래 m(P)를 1로 잡는다면, m(P')의 상대질량이 속도 측정에 의해 얻어지게 된다. 고전역학이 충돌과 관련된 입자의 운동경로를 따지지 않음으로, 직선상의 충돌현상만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편할 것이다. 질량측정은 전적으로 운동량 보존법칙에 의존하기 때문에, 질량측정에 대한 임의의 모델은 당연히 고전 충돌역학의 개념틀과 운동량 보존법칙을 만족하는 구조체들로 구성된 실재모델 M(CCM)에 속한다 :
임의의 구조체 x가 아래 조건을 만족하면, 그것은 하나의 질량측정 모델이다:
(1) x=
(2) P≠P', P={P,P'}
(3) 주어진 시간 t에 대해 충돌할 입자들의 속도벡터들은 서로 동일 직선상에 있다는 조건 (이 조건은 벡터들의 스칼라 적이 0이 됨을 말하므로, ∀t∈T[v(P,t)․v(P',t)=0)]와 동치임)
(4) v(P,t2)-v(P,t1)≠0
(5) m(P')/m(P)=[v(P,t2)-v(P,t1)]/[v(P',t2)-v(P',t1)]
(6) m(P)=1
결론적으로 어떤 개념 혹은 이론의 용어가 이론적이라는 것은 측정 등과 관련해 그것을 수량적으로 결정해주는 모델 x가 존재해야 하며, x는 관련된 이론의 실재모델에 속해야 한다. 이 점은 고전 충돌역학의 경험적인 개념인 속도에 대해선 성립하지 않는다. 경험적 요소와 관련된 의도된 적용들 I(⊆Mpp)가 실재모델의 부분집합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고전 충돌 역학의 경우 이론적 개념을 뺀 부분 잠재모델 Mpp는 확실히 개념틀과 관련된 잠재모델 Mp보다 크다. 그렇지만 속도의 측정이 질량측정에 필수적인 한에서, 이론의 동일성은 이론적 개념틀 이외에 경험적 요소를 고려할 때 충분히 결정된다. 이러한 이유로 구조주의자들은 이론을 단순 법칙이 아니라 이론핵과 의도된 적용들로 구성되는 구조체
§7. 과학이론의 법칙에 의해 환원설명 될 수 없는 경험적 요소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부분 잠재모델 또한 잠재모델, 실재모델과 함께 이론핵 K의 구성요소로 간주된다. 이제 한 이론 T는
어쨌든 제한조건에 관한 구조주의자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한 이론의 특정 제한조건이란 그 이론의 개념틀을 만족하는 모든 가능한 사례들의 표본들 중 특정 관심사만을 만족하는 것들을 추출해내는 기능을 한다. 그러한 각각의 표본은 집합론 적으로 개념틀을 나타내는 잠재모델 Mp의 부분집합으로 표현될 것이고, 따라서 제한조건 C란 Mp의 모든 부분집합들의 집합인 Po(Mp)의 특정 부분집합으로 볼 수 있다(C⊆Po(Mp)). 또한 개념틀, 곧 Mp에 속하는 각각의 사례가 관련된 특정의 제한조건을 전혀 만족할 수 없게끔 짜여진 경우는 흥미롭지 못하다(∀x∈Mp({x}∈C)). 또한 C가 공집합이 된다면, 관계된 이론의 개념틀이 무제한적으로 자연에 적용됨을 의미하므로 흥미가 없다 :
C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Mp에 대한 하나의 제한조건이 된다:
(1) C⊆Po(Mp)
(2) 임의에 x∈Mp대해 {x}∈C
(3) C≠∅, ∅∉C
고전 충돌역학에서 질량보존이라는 제한조건을 만족하는 구조체들은 이제Po(Mp(CCM))의 부분이 되며,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
주어진 입자 P가 Mp(CCM)에 원소로서 포함되는 임의의 x=
구조체 x와 x'를 고전역학의 좌표계에 대응시켜 생각하면, 위에서 말하는 것은 질량의 보존은 갈릴레오 변환을 만족한다는 사실에 대응한다. 한 이론에 대해 여러 가능한 제한조건들이 있을 수 있지만, 편의상 고전 충돌역학과 관계해 질량보존 조건 단 하나만을 가정하고 논의해 나갈 것이다.
연결체, 동시적 이론망
§8. 구조주의자들의 이론이란 단순히 특정 법칙들이 아니라 어떤 모델을 만족하는가에 의해 그 동일성이 확인된다. 그 과정에서 잠재 및 실재모델 이외에 부분잠재모델 과 제한조건 그리고 의도된 적용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잠재모델은 이론의 개념틀에 대응하고, 실재모델은 법칙성, 부분잠재모델은 이론적이지 않는 사례들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 제한조건은 특정 경험적 조건을 만족하는 잠재모델의 사례들로 구성된 표본에 각기 대응한다. 이것들만 가지고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이론과 쿤의 정상과학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하기란 힘들다. 오히려 쿤의 정상과학의 의미를 좀 더 구체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구조주의의 이론이 쿤의 정상과학과 구별되는 결정적 요인은 ‘연결체’(links)라는 개념에 있다. 한 이론의 동일성은 결코 그 이론 내적인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론들과의 관계성 속에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한 특정 이론에서 이론적이 아닌 것, 곧 법칙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것들(Mpp-Mp)이 다른 이론에서는 이론적인 것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래 이론에서 남아 있는 애매 모호한 개념이 다른 이론에 의해 의미론적으로 명확하게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또 한편 세계의 사실들이 점차 이론적으로 규명 되가는 진화로도 볼 수 있다. 역사 속에 묻혀 사라진 것으로 여겨진 이론과 새로운 이론 사이에 형식적(formal)인 연결망이 성립하고, 과거 이론은 새로운 이론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데 유전적(genetic)인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분명히 쿤과 다르다.
이론과 이론을 연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단순히 수학적으로 볼 때 한 이론 T와 다른 이론 T' 사이의 한 연결체 L는 Mp×Mp'의 특정 부분집합으로 표현된다(L⊆Mp×Mp'). 그런데 그 특정부분집합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작업은 논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실제 이론과 이론 사이의 관계를 따지는 작업이 된다. 그러한 관계의 여러 가능성 중 환원관계에 대한 몇 개를 생각해보자 :
가) 특수화(specialization)의 관계에 의한 환원(reduction) : 한 이론의 법칙 및 개념틀은 유지된 체 좀 더 특수한 조건들이 부가됨에 의해 기존 이론의 특수한 경우를 만들어내는 것
나) 법칙에 의한 환원(reduction by laws) : 한 이론의 법칙은 다른 이론의 법칙에 의해 유도는 것을 보임에 의한 환원
다) 근사치에 의한 이론간의 연결(intertheoretical approximation) : 한 이론의 개념틀과 법칙은 다 다른 형태로 진화했지만, 특수한 조건 하에 진화한 이론은 조상 격이 되는 이론에 근사치로 일치함에 의한 환원
위의 언급된 세 종류의 환원은 이론망과 관계해 다시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그 첫째는 소위 ‘동시적 이론망’(synchronized theory-net)을 형성하는 것과 관련되며, 가)와 나)가 이에 해당한다. 그 둘째는 넓은 의미의 이론망, 곧 동시적 이론망의 진화와 관련되는 것으로서, 다)가 이에 해당한다. 우선 동시적 이론망을 충돌역학의 사례분석을 통해 조사한다. 논의를 편하게 하기 위해 단 하나만의 연결체만 고려하기로 하자.
§9. 여러 이론이 하나의 동시적 이론망을 형성한다고 할 때 그들이 어떤 시대에 공존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특정 법칙에 의해 여러 이론이 한데 묶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특수화의 관계에 의한 환원을 그 실례로 들 수 있다. 한 이론 T'가 다른 이론 T의 특수화라는 것은 T'의 개념틀에서 발견되는 비이론적인 요소와 이론적인 요소 모두가 T의 대응되는 것에 함축됨을 말한다. 다시 말해 T'의 실재모델, 제한조건, 연결체 및 의도된 적용 모두가 T의 그것에 포함되고, 둘 다 같은 개념틀에 의거해야 하기 때문에 그 둘의 잠재모델과 부분 잠재모델은 같아야한다 :
T'=
(1) Mp'=Mp, Mpp'=Mpp
(2) M'⊆M, C'⊆C, L'⊆L, I'⊆I
한 이론 T'가 다른 이론 T의 특수한 경우로 환원된다는 점은 결국 T에 적절한 조건을 부과함을 의미한다. 실례로 고전 충돌역학은 특수 경우로서 탄성체와 비탄성체의 충돌현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탄성체의 충돌이란 마찰 및 공기 저항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없는 이상화된 경우다. 이는 고전 충돌역학에 에너지 보존 법칙이 부과되면, 탄성체의 충돌역학을 얻게됨을 뜻한다. 따라서 탄성체에 국한된 고전 충돌역학의 실재모델은 일반적인 고전 충돌역학에 포함되게 된다. 비탄성체인 경우 충돌 후 모든 입자들의 속도가 동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P, P'∈P[v(P,t1)=v(P',t2).↔.v(P,t1)-v(P',t2)=0). 다시 말해 충돌과정에서 힘의 교환이 일어나지 않음을 함축한다. 힘은 고전역학에서 가속도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일반적인 고전 충돌역학(CCM)은 탄성체(ECCM)와 비탄성체(ICCM)의 두 가지 특수한 경우를 갖기 때문에 셋은 다음 형태의 이론망을 형성한다 :
CCM
ECCM ICCM
동시적 이론망을 형성하는 이론들은 동일한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그들은 동일한 법칙과 개념틀을 공유한다. 동시적 이론망의 또 다른 예는 고전 충돌역학과 뉴튼의 고전역학 사이의 관계를 들 수 있다. 고전 충돌역학 범주를 결정하는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 뉴튼의 세 가지 운동법칙에 의해 유도되는 정리이기 때문에, 그 둘의 관계는 법칙에 의한 환원의 대표적 실례가 된다.
동시적 이론망이 동일한 개념틀에 의지하는 까닭에 쿤의 정상과학 개념과 마찰을 일으킬 이유는 전혀 없다. 구조주의와 쿤의 관점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이론망의 진화, 곧 이론 진화의 개념에서 나타난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근사치에 의한 연결의 실례로서 고전 충돌역학과 상대론적 충돌역학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보자.
이론 진화
§10. 과학이론과 완전히 일치하는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론은 자연의 사실들 중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만을 추출하고 또한 그 과정에서 많은 요소들을 제거한다. 과학이론은 관측 불가능한 전자와 같은 이론적 대상(theoretical entities)이외에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곧 결코 시공간적 연장을 가질 수 없는 추상적 대상(abstract entities) 또한 가정한다. 흑체복사(black body radiation) 등을 실례로 들 수 있다. 딱 하나의 빛 입자만 흡수할 수 있는 검은 상자란 사실 현실적으로 존재하지도 않고 만들 수도 없다. 구조주의의 중심개념인 모델 또한 그렇다. 결코 구조주의의 모델을 있는 그대로 만족하는 현상이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은 고전 충돌역학의 개념틀을 구성하는 잠재모델만을 보아도 분명해진다. 그 잠재모델은 마찰 및 공기 저항 등을 무시한 체 두 입자의 충돌현상을 이상화(idealization)한 것이다. 모델의 근사치로서 자연현상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론을 모델이 아니라 진술 혹은 명제로 표현하는 전통에 따르는 경우, ‘모델의 근사치’란 개념은 ‘명제적 진리에 가까움’(verisimilitudes)이란 개념에 대응한다.
근사치에 대한 모델이론적 접근방법은 명제적 접근방법과 달리 이론과 이론 사이의 연결관계를 수학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론을 명제로 표현하는 접근방법은 두 이론을 구성하는 명제들의 추론적 관계와 의미론적 분석을 충분히 고려해야하는 난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론간의 연결에서 근사치란 개념은 일단 이론과 사실 사이의 관계와 관련된 근사치란 개념과 범주적으로 구별된다. 이론간 연결에 대한 일반적인 방법은 위상수학(topology)에 근거하지만, 근사치에 의한 이론간 연결이라는 종류의 환원은 다음과 같이 간단히 취급될 수 있다 :
두 이론 T=
(1) Uε⊆Mp'×Mp
(2) Uε(Mp')={x∈Mp|∃x'∈Mp'(
(3) 임의의 X⊆Mp, X'⊆Mp', C'(⊆Po(Mp')) 그리고 L'(Mp')={x'|
(4) I⊆{x∈Mp|∃x'∈I'(
위의 복잡한 수학적 조건들에 함축된 아이디어는 의외로 아주 간단하다. (1)은 두 이론에 내적이지 않은 외적인 추상적인 연결이 있음을 말한다. (2)는 T가 T'로 환원될 때 어떠한 예외적인 사례가 없음을 말한다. (3)에서 Po(L'(Mp'))∩C'∩Po(Mp')란 T'의 연결체, 제한조건 및 법칙을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서, 구조주의자들은 ‘이론적 내용’(theoretical contents)라고 부른다 :
Po(Mp')
C' Po(L'(Mp'))
Po(L'(Mp'))∩C'∩Po(Mp')
따라서 (3)은 특정 조건 하에 T'의 이론적 내용이 T의 이론적 내용에 흡수될 수 있음을 함축함으로, T에서 T'로의 이론적 환원 혹은 통로가 가능하다. (4)는 T의 모든 의도된 적용들이 그러한 이론적 환원을 만족함을 의미한다.
§11. 이제 고전 충돌역학(CCM)과 상대론적 충돌역학(RCM) 사이에 근사치에 의한 이론간의 연결이 어떻게 성립하는가를 볼 차례다. 상대론적 충돌역학은 형식적인 측면에서 고전 충돌역학과 두 가지 점에서 크게 다르다. 우선 충돌 후에 입자가 완전히 에너지화되어 사라지는 경우, 실례로 양전자와 음전자의 충돌 같은 경우가 있다. 둘째 운동 중에 더 이상 질량이 보존되지 않기 때문에, 질량의 보존이라는 고전 충돌역학의 제한조건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운동량 보존의 법칙은 질량이 속도에 좌우되게끔 수정된다. 사실 이 두 차이점은 상대성 이론이 함축하는 세계관이 고전의 그것과 아주 다름을 함축하는데, 구조주의자들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편의상 충돌 후 입자가 사라지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경우 고전 충돌역학과 상대론적 충돌역학의 개념틀, 곧 그들의 잠재모델은 동일할 것이고, 단지 운동량 보존법칙만이 다르게 표현된다:
M(RCM) : 한 구조체 x는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P, T, v 그리고 m이 있을 때 RCM의 한 실재모델이다(x∈M(RCM)):
(1) x=
(2) x∈Mp(RCM)=Mp(CCM) (여기선 충돌 후 입자가 사라지지 않는, 즉 질량이 0이되는 경우가 고려되지 않았다. 만약 그러한 경우가 고려된다면, 당연히 Mp(RCM)=Mp(CCM)는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e: P×T→{0,1}"이라는 조건이 상대론적 충돌역학에선 부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P,t)=0"는 입자 P가 시간점 t에서 존재하지 않음을, "e(P,t)=1"는 P가 그 시간점에서 존재함을 의미한다.)
(3) 주어진 입자 P∈P에 대해, ∑m(P)v(P,t1)/√(1-v(P,t1)2/c2)=∑m(P)v(P,t2)/√(1-v(P,t2)2/c2)
그 다음 상대론적 충돌역학과 고전 충돌역학이 근사적으로 일치하기 위해 다음 조건을 부과한다 :
|v(P,t2)/c|=0
위 조건 하에 (3)의 운동량 보존법칙은 고전역학의 그것에 대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론적 충돌역학에 대해서도 운동 중 질량이 보존된다는 고전 충돌역학의 제한조건이 적용될 근거가 확보된다. (2)에 의해 위 조건을 만족하는 x'(∈Mp(RCM))에 대응하는 x(∈Mp(CCM))는 같은 개념틀 및 법칙을 공유하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전 절의 환원조건을 만족하는 U0(⊆Mp(RCM)×Mp(CCM))를 예상할 수 있다. 물론 |v(P,t2)/c|=0라는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는 없고, 엄격한 수학적 조건은 임의의 작은 수 ε에 대해 "|v(P,t2)/c| <ε"이다. 이러한 경우 위상수학의 이웃(neighborhoods)이라는 개념의 도입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복잡한 수학적 고찰은 구조주의 관점을 파악하는 목적에 별로 도움되지 않기 때문에 피한다.
쿤과 구조주의 비교 및 공유하는 문제점
§12. 두 입자의 충돌문제에 관한 구조주의의 관점은 이제 아래와 같이 도식적으로 표현 가능하다:
고전 충돌역학의 동시적 이론망 상대론적 충돌역학의 동시적 이론망
CCM RCM
탄성체 경우 비탄성체 경우 탄성체 경우 비탄성체 경우
각각의 동시적 이론망에서 화살표는 특수화에 의한 환원관계를 나타내고, CCM과 RCM은 근사치에 의한 이론간의 연결관계 속에 있다. 이러한 경우 RCM의 동일성은 유전적으로 CCM에 기인한다. 진화론의 사유에 비교하면, RCM의 동시적 이론망을 구성하는 것들은 CCM의 공동후손으로 여겨질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종의 유전적 동일성을 과거 존재했던 종에서 찾는 다윈의 진화론은 라마르크가 『동물철학』(Philosophie Zoologique)에서 펼친 수직적 진화론 혹은 용불용성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수평적 진화론’이라 불린다. 수평적 진화론에 의하면, 나무 꼭대기에 달린 풀을 먹기 위해 목의 길어진 특성 같은 획득형질을 얻는 과정에서 출현하는 상위 단계의 종은 과거의 종과 실제 아무런 관계가 없다.
수평적 진화론에 구조주의를 비유할 때 조심해야할 점은 있다. 다윈의 진화론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이루는 물리학 등과 달리 철저하게 과거 지향적이다. 그의 진화론에서 인간이 더 진화하면 어떻게될 것인가 라고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반면에 구조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이론진화는 통합의 개념이다. 서로 다른 범주에 들어가는 이론들도 과학이 발달하면 어떠한 식으로든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망(theory-holon)을 형성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구조주의가 진화론이 거부하는 목적론을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반드시 이러이러한 형태의 거대망이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거대망의 존재가 맞바로 진리접근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주의의 거대망은 그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열린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종개념을 이론망에 비유할 때 수직적 진화론은 일단 포퍼(K. Popper)의 관점에 잘 부합한다. 구조주의가 쿤과 포퍼 둘 다에게 하나의 도전임은 분명하다. 과학혁명(쿤)이든 하나의 반증사례(포퍼)이든, 그 둘 다 현재 이론이 과거의 유산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쿤의 진보(progress)개념은 유용성이외에 진리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반면에, 포퍼는 인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순전히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에 의해 진화가 일어난다는 수평적 진화론과 달리 수직적 진화는 하등에서 고등이라는 목적론적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포퍼의 관점에 부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쿤의 관점은 수직적 혹은 수평적 진화론 양자 어느 쪽이든 포섭되기 힘들다.
§13. 진화론적 관점에서 과학이론 발달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를 자세히 다룰 기회는 추후로 미룬다면, 그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쟁은 일반적으로 다음 유형으로 나타났다 :
(1) 현재 이론과 과거 이론이 단절되었다는 사유방식으로서 쿤의 과학혁명의 관점과 포퍼의 반증주의를 들 수 있다. 귀납적 접근방법이 아니라 문제 혹은 퍼즐풀기의 접근방법에서 과학이론의 가설이 설정됨을 둘 다 인정한다. 쿤과 달리 포퍼는 점진적 진리접근을 인정한다. 또한 쿤은 단 하나의 변칙사례에 의해 기존의 이론이 깨진다고 보는 것이 아니고, 역사적으로 기존의 이론을 위협할 만큼 많은 변칙사례가 발견되었을 때만이 과학혁명이 가능하다고 본다. 라카토스(I. Lakatos)는 반증주의를 거부했다는 점에서 쿤의 진영에 속한다. 라카토스의 연구 프로그램(research program)이란 쿤의 정상과학과 대동소이하다. 라카토스 또한 축적적인 과학지식의 관점 및 진리 접근으로서의 과학적 합리성은 거부한다. 다만 그는 쿤과 달리 이론선택(theory choice)의 문제에 있어선 경쟁 중에 있는 어떤 이론이 더 효과적인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기준이 있다고 본다.
(2) 현재 이론의 동일성은 과거 이론의 개념틀과 법칙의 유사성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과학이론 발달은 결코 단절되지 않았다는 사유방식으로서 구조주의를 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론의 확증과 반증문제를 단순히 관측에 의거한 귀납 및 반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에서 이론 전체의 구조문제로 본다는 점에선, 구조주의는 쿤을 따른다. 귀납주의와 반증주의 특징은 이론확증의 문제를 단절된 진술과 관측사실 사이의 대응관계를 중요시 여기지만, 쿤 이후 이를 따르는 과학철학자는 거의 없다.
(3) 극단적인 상대주의로서 페이어아벤트(P. Feyerabend)의 무정부주의(anarchism)의 관점을 들 수 있다. 모든 이론은 평등하게 고유한 유용성을 가지고 공존할 수 있으며, 그 중 무엇이 더 나은가 혹은 더 유용한가에 대한 기준이란 있을 수 없다. 특히 쿤과 다른 점은 과거 이론에 대한 태도에서 나타난다. 쿤에 의하면 뉴튼의 고전역학은 더 이상 유용하지 못한 것으로서 역사 속에 사라지는(obsolete) 것이다. 반면에 페이어아벤트는 고전역학이 상대성 이론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여겨질 필요도 없으며, 그 둘은 공존하면서 서로 대등한 위치를 역사 속에서 점유한다.
페이어아벤트의 관점은 독특한 주장 정도로 과학철학 계에서 취급받는 형편이 되었고, 구조주의는 특히 포퍼 진영으로부터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그 비판은 두 가지로 크게 요약된다. 첫째 구조주의 이론 자체가 형식에 치중한 나머지 도구주의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구조주의자들이 말하는 모델은 궁극적으로 플라톤주의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포퍼 진영의 구조주의에 대한 비판은 초기 스니드(J.D. Sneed)의 작업에 상당히 집중해 있다. 그 작업에서 실제 과학이론에 대한 적용사례와 분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그 수학적 표현방식 또한 여기서 소개한 것과 다르다. 구조주의자의 관심사가 방법론(methodology)에 집중하는 한에서, 그 관심사는 근본적으로 실재론의 논쟁에 중립적일 수 있다. 다시 말해 구조주의자들은 그들의 방법론을 가지고 도구주의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불쾌히 여길 것이다. 또 한편 모델이론이 철학적으로 플라톤주의를 전제해야 하는지는 아주 어려운 문제일 뿐더러, 왜 플라톤주의가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는 철학인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체 구조주의를 플라톤주의와 연관 시켜 비판하는 것은 잘 납득이 안 간다.
나의 주된 관심사는 과학이론의 발달이 세계관의 변화를 함축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 이론을 연결시켜줄 개념적 장치가 무엇인가이다. 쿤과 구조주의 관점 모두가 이 관심사를 충족시켜줄 수 없음을 보이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구조주의와 포퍼주의 사이의 논쟁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피한다. 그렇지만 쿤의 관점에서의 구조주의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포퍼의 관점에서도 납득될 수 있을 것이다.
§14. 쿤과 구조주의자 사이에 오갈 수 있는 논쟁을 가상적으로 꾸며보자:
구조주의자 : “당신이 말한 과학혁명이나 포퍼의 반증이 일어난적은 실제 거의 없었다. 실례로 타원궤도를 따르지 않는 행성주기의 관측은 실제 천동설에 바탕을 둔 프톨레마우스의 천문학을 반증할 수 없다. 그의 천문학과 지동설에 바탕을 둔 코페르니쿠스의 천문학 둘 다 행성주기에 대한 대등한 예측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과거 화석이 창조론을 결정적으로 반증할 증거로선 약하다. 또한 한 이론은 과거의 관련된 이론들의 조건을 수정하고 새로운 조건을 부과하는 동시에 법칙을 적절히 수정한 결과이다. 당신도 보다시피 고전 충돌역학의 개념틀과 법칙은 상대론적 충돌역학과 유사하다. 이론의 핵심은 갑자기 혁명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힘은 질량 곱하기 가속도란 개념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단지 질량이 속도에 좌우된다는 경험적 조건이 부과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운동과 무관한 뉴튼의 원래 질량개념에 이러한 조건의 결합체로서 안쉬타인의 질량개념이 파악되어야한다. 안쉬타인의 질량개념의 유전적 기원은 분명히 뉴튼의 그것이다. 이러한 점은 실제 과학자가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이론의 패러다임을 목적에 따라 유효 적절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쿤: “구조주의에 의하면, 모델이론에 의해 표현 불가능한 이론은 정상과학으로 취급될 수 없다. 과연 진화론 혹은 면역학을 모델이론에 의해 표현할 수 있겠는가? 못한다면, 그들은 정상과학이 아니라고 말할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가? 더욱이 구조주의자들은 나를 완전히 잘못이해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과학혁명이 수반하는 세계관의 변화였다. 상대성 이론의 세계관과 고전역학의 세계관을 비교할 수 있는 잣대란 없다. 세계관이 변했다고 해서 기존 이론의 형식적인 표현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당신이 말한 힘의 정의가 그 실례가 된다. 이론의 형식적인 표현방식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과학혁명 혹은 그것이 함축하는 세계관의 변화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잠재모델로 표현된다는 당신들의 개념틀은 진정한 의미에서 개념틀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논리적인 표현방식으로서, 당신들은 실제 그 개념틀에 등장하는 용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다루지 않았다. 당신들이 말한 이론간의 연결이란 내용과는 무관한 형식적인 연결일 뿐이다. 그러한 형식적 연결은 나에게는 무의미하다.”
예상되는 쿤의 첫째 반박부터 살펴보면, 구조주의의 관점에서 이제마의 사상의학은 아마 결코 정상과학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다른 문화와 전통을 지닌 우리가 이 점을 수용해야 하는가? 과학과 문화의 상관관계를 어떤 식으로 설정하는가는 여기서 해결할 수 없는 정말 어려운 문제다. 일단 이러한 문제로 구조주의를 비판의 도마에 올리고 싶지는 않다. 구조주의가 최소한 서양의 전통적인 과학이론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인정할만한 형식적이고 수학적인 표현방법을 제공함에 의해, 이론성과 같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가능케 헸다는 점을 인정한다.
나의 관심사는 과학이론 발달이 수반하는 세계관의 변화다. 구조주의자들이 과학혁명에 의한 세계관의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쿤의 예상되는 반박은 설득력 있다. 물론 그들의 관심사가 이론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론적 형식이기 때문에, 구조주의는 과학이론 발달이 수반하는 세계관의 문제에 중립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근본적인 이론의 변화에서 가정된 형이상학적 세계관 및 미시세계의 구조에 대한 변화에 관해 아무런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과학혁명과 연루된 의미론적이고 방법론적인 중요한 쟁점들이 근사치에 의한 이론간 연결에 의해 정확히 그리고 이해를 얻어낼 만큼 풀었다고 주장하고 싶다.”
§15. 그러나 구조주의자들이 고전 충돌역학의 제한조건으로 파악한 질량보존이라는 조건의 포기가 왜 고전역학 전체의 개념틀과 법칙의 수정을 동반했는가? 그 조건을 포기는 궁극적으로 일반 상대성이론의 출현으로 이어졌고, 비로소 뉴튼의 딜레마였던 관성질량과 중력질량의 동일함이 풀리게 되었다. 질량보존의 조건은 단순히 이론의 구체적인 적용을 위한 조건, 실례로 지표면 운동에 뉴튼의 중력법칙을 적용하기 위해 태양의 질량을 무한대로 가정하는 것과 같은 조건과 전혀 다르다. 운동 중에 질량이 보존된다는 조건은 단순히 경험적으로 검증되거나 반증되는 혹은 이론의 적용을 제한하기 위해 가해지는 조건이 아니다. 그것은 고전역학을 지탱해주는 형이상학적 전제 중에 하나이며, 동시에 고전역학의 세계를 반영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고전역학의 세계관과 상대성 이론의 세계관을 이루는 철학적 혹은 형이상학적 전제들이 쿤의 주장처럼 서로 비교 불가능한 것이라면, 구조주의는 쿤의 반박을 피할 수 없다. 왜냐하면 쿤이 지적했듯이, 그 두 이론의 세계관이 혁명적으로 달라졌다는 사실이 고전역학을 이루는 수식상의 정의의 급격한 수정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두 이론의 형식적인 연결은 교묘한 수학적 장치에 의해 얼마든지 가능하다.
반면에 쿤 스스로 실제 고전역학에 담긴 세계관이 무엇이고, 상대성 이론에 담긴 세계관이 무엇이었는가를 정밀 분석했는가?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면 과학혁명이 이론간의 개념적인 통약 불가능성을 만들어낸다는 그의 결론은 너무 성급하다. 쿤의 통약 불가능성의 논제를 거부할 때 우리가 풀어야할 아주 중요한 문제가 남는다. 과학이론 발달에 의해 세계관이 변할 때 과거 이론과 현재 이론을 연결시켜줄 개념적 장치는 무엇인가?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과학이론의 배후에서 기능하는 형이상학적 전제들을 분석할 때 비로소 긍정적으로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보여주는 것이 뒤따라야할 과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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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Structuralist Programme on the Development of Scientific Theories
― A Case Study of Collision Mechanics ―
- Lee, Sang-Ha -
Structuralist programme proposed by P.C. Suppes and W. Stegmüller firstly has been the center of attention as an alternative to Kuhnian view on the scientific progress. The advocators of the programme tried to secure an interconnection between scientific theories in a formal sense. Such a trial is different from the traditional one to treat Kuhn's thesis of incommensurability as a problem of reference. In this article, structuralist programme on the development of scientific theories will be analyzed by a case study of collision mechanics. However, it will be argued that the programme cannot be regarded as a sufficient alternative to Kuhnian view on the scientific progress. The problem of how to secure a conceptual and historical interconnection between scientific theories when scientific progress was accompanied by a radical change in our view of the world is still left unsolved by the both parties of structuralist and Kuhnian programme.
※ Key Words : Structuralist Programme, Methodology, Science and Philosophy, Models, Collision Mechan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