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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삶의 지혜들

선덕여왕 마지막회 대사中

- 비담과 염종의 대화장면

비담 : 모두 네 놈이 꾸민 일이지. 모두 네 놈이

염종: 넌 그게 문제야, 다 핑계를 대는 거지 문노도 내가 죽인거고 난도 내가 일으킨거고 여왕을 향해 칼을 겨눈 것도 나 때문이야? 흐흐하하 내가 아니여도 결국 넌 삼한지세를 빼앗기 위해 문노를 죽였을꺼야

비담 : 닥쳐 .

염종: 내가 아니라도 넌 여왕을 차지하기 위해 어떤 일이던 벌였을꺼야 아니야?

비담 : 아가리 닥쳐.

염종: 지난 10년간 넌 뭘했어? 권력을 차지하고 빼앗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어 왜? 문노가 널 버려서? 미실에 유지를 받들기 위해? 내가 널 추동하고 속여서?
아니 다 네 안에 있었던 거야 왕이 되고 싶은 너야 다 갖고 싶은 너!

비담 : 그건 네놈이 잘 못 안 것이다. 난 아니야 난 단지.

염종: 아~ 연모? 갑자기 그 연모에 미쳐서 모든 일을 그르치기 시작했지 그래?
그래서 내가 살짝 도왔던것 뿐이야 해서 연모가 이루어졌으면 그럼 뭐가 달라졌을까? 아니 넌 그래도 난을 일으켰을꺼야 왜?

불안하닌깐 폐하가 널 언제 버릴까 언제 내쳐질까 두려우닌깐 믿지를 못하니까
넌 원래 그런 놈이야

내가 저 사람을 믿어야지가 아니라 언제 저 사람이 날 안 믿을까 언제 버려질까
그 생각 뿐이지

비담 : 그만해

염종:  헌데 너 그거 알아? 폐하는 너 끝까지 믿었다.  믿지 못한 것도 너고 흔들린 것도 너야 네들 연모를 망친건 폐하도 나도 아니야 그건 바로 너야 비담.....

- 비담과 미생의 대화장면
미생 : 나도 베고 가시게. 너 같은 놈을 누님같다고 생각했다니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네놈을 믿고 대업을 이루려 했으니 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일이 였는가? 누님도 널 잘 못 보았어.

비담 : 대업? 미실의 목적으로 태어났고 문노의 목적으로 길러졌다. 대업은 너희들의 목적이 아닌가?

미생 : 누님이 널 버렸고 문노가 널 정으로 키우지 못해 우리가 너의 연모를 방해했어? 이보게 비담
형종아 연모를 망친게 네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은게냐 자기를 망칠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 뿐이야. 누구도 그 누구도 널 망칠 수 없어 넌 네가 망친거야 이 불쌍한 것아..

비담 : 왜 이제와서 그런 이야길 하는거지?

미생 : 했어 누님도 했고 설원공도 했고 나도 했다. 모든 세상이 그리 얘기했다. 네가 듣지 못 한거야.

- 마지막 덕만의 독백
덕만아
지금부터 많이 힘들거야
그리고 많이 아플거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거고
너무 외로울거야
사막보다 훨씬 메마르고 삭막 할거야
모든걸 다 가진것 같지만 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거야
그래도 견뎌야해 알았지?
견뎌 ,.. 견뎌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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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를 들으면서 충격적이였다.
나 또한 비담과 같은 실수를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니지 참 의문스럽다.
게다가 아무도 너를 망칠 수 없다라는 말이 참 복잡미묘하게 들린다.
비담이 말하고 싶었던 건" 너네들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이고 염종과 미생이 말한 건 "결국 그 선택은 너가 한거였어"이다. 비담은 자신의 선택에 잘 못됨을 알고있다.(뚜렷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더라도 잘 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더욱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두려움, 불안(사람에게 배신 당할 것이라는)을 넘지 못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도무지 그것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만약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여태까지 쌓아올린 비담이 한꺼번에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때문에 그는 그의 선택의 근거를 외부에서 찾았다. 그러나 결국 자신을 망친 건 자신이였다. 문노를 죽인 것도 난을 일으킨 것도 권력을 잡으려 했던 것도 결국 비담 자신의 선택이였다. 모든 건 비담안에 있었던 것이다. 
만약 비담이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내고 그것과 마주쳤다면 비담은 한단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었을 텐데...
사랑을 배우지 못한 비담, 경험을 해보지 않으면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없다. 사람 각자의 믿음은 자신의 삶의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믿음대로 사람들은 삶을 산다. 비담은 자신의 믿음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또는 벗어나려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선덕이 보여준 믿음때문에 그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이란 얼마나 가혹한 것 일까? 깨닫게 될 쯤엔 너무 많은 댓가를 지불한 이후이다.

  너무 심한 상처를 받으면서 자라면 본래의 욕구가 아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로서 잘 못된 욕망이 그의 마음속을 점령한다. 그러한 욕망은 결국 자신을 망친다. 왜냐면 자신이 목표가 된 것이 아니고 욕망이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